2009년 9월 10일 목요일

웹 2.0 시대, 포털社가 알아야할 상식

평소에 즐겨보는 웹툰이 몇 가지 있습니다. 주로 네이버 웹툰과 다음 만화속세상에 연재되는 것 중에 몇 개를 챙겨보는 편인데요. 얼마전 네이버 웹툰에는 '다섯작가의 이런저런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웹툰이 연재되기 시작했습니다. 9월 10일 목요일 현재 4번째가 업로드되어 있군요.

 

좋아하는 웹툰 작가 중에서 '조석'이라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마음의 소리'를 연재하면서 유명해졌죠. 그 작가가 '다섯작가의 이런저런 이야기'의 첫 꼭지를 맡았더군요. 그래서 보기 시작했는데, 첫 편부터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카툰의 내용에서 자동차가 등장하게 되는데 평소와 다르게 차를 너무 자세히 표현했음은 물론이고, 자동차 이름까지 버젓이 드러내고 있더군요. 해당 자동차는 대우자동차의 라세티 프리미어 였습니다. 순간 이거 광고인가하는 의심을 해봤지만 어디에도 광고라는 표현이 보이지 않았길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네이버 웹툰 '다섯작가의 이런저런 이야기' 1화 중에서

 

대우자동차 라세티 프리미어

 

그러고서는 몇일 후, 2번째 꼭지를 봤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자동차가 등장하더군요. 다만 실제 자동차가 아니라 장난감용 미니카로 표현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실제 모델과 비슷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은 다름이 없었습니다. 장난감차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젠트라X인 것이 확실하더군요.

 

네이버 웹툰 '다섯작가의 이런저런 이야기' 2화 중에서

 

대우자동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젠트라X

 

혹시나하는 의심이 이쯤되니까 거의 확신이 들더군요. 이쯤되니까 광고를 의심하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세번째를 기다렸습니다. 이번에도 조석 작가가 그렸더군요. 그런데 또 역시나! 1화에 이어서 라세티 프리미어가 다시 등장했더군요. 은근슬쩍 차의 사양까지 알려주면서 말이죠.

 

네이버 웹툰 '다섯작가의 이런저런 이야기' 3화 중에서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광고를 확신하는 댓글들이 달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섭다는 의견부터 네이버 홍보팀 아이디어가 좋다던가하는 내용, 작가도 먹고 살아야하고 광고라고 문제될건 없지 않느냐는 글까지 상당한 양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해도 광고에 대해서 언급하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었죠. 댓글이 많아지니까 그때서야 광고임을 설명하는 몇 글자가 추가되더군요.

 

사실 이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료컨텐츠를 통한 홍보도 아니었고, 노골적인 홍보내용은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죠. 하지만 제가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은 홍보용 웹툰임을 알리지도 않고서 기존작가의 지명도와 인기를 활용한 홍보를 진행했다는 것이죠.

 

이 포스팅의 제목을 '2.0 시대, 포털社가 알아야할 상식'이라고 붙인 것처럼 온라인 기술과 사용자,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와 마케팅의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는 지금에 있어서 창작물의 저작권이나 네티켓 등만 강조하는 모습 또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네티즌에게 법적인 근거를 따져서 저작권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하고, 광고 및 스팸 컨텐츠를 제한하는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 시대에서 거대 소비집단으로 존재하는 네티즌들에게도 컨텐츠에 대한 알 권리와 선택권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무료 컨텐츠이고, 거부감을 느낄만큼의 내용을 담고 있지 않더라도 모든 소비자, 즉 네티즌은 알 권리와 컨텐츠에 대한 선택권이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로서 컨텐츠의 제공수단과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고유권한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반 웹페이지에서 표시되는 광고용 배너나 플래쉬파일 등은 광고임을 충분히 알아챌 수 있는 홍보수단입니다. 하지만 작가들이(비록 포털社와 계약관계에 기반했을지라도) 기존에 축적한 이미지와 팬을 무기로 무의식중에 홍보용 컨텐츠를 네티즌들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일반적인 홍보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PPL(Product Place)을 통한 홍보를 하지만, 엔딩 크레딧 등을 통해서 그 내용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진 홍보(일종의 웹 PPL)라고 그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런 방식의 홍보는 점점 진화할 것입니다. 그 과정 상에서 문제가 될 부분은 하나씩 수정하면서 올바른 홍보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웹 2.0 시대에 포털社가 알아야할 상식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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