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홍보물을 우편으로 배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당기사 참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89429) 해당 우편물을 수신하는 대상의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진보언론 중의 하나인 오마이뉴스의 기자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이 좀 흥미롭네요.
우편물의 내용은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런 서신도 없이 월간조선 8월호 발췌기사가 실린 소책자가 한 권 들어 있었다고 하는데요. 소책자의 내용은 월간조선 김용삼 편집장의 글 '이명박 대통령은 대체 뭘 잘못했나?'와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윤창현 교수의 글 '바깥의 비바람과 폭우를 온몸으로 막아내'라는 제목의 글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윤창현 교수의 글에서 발췌한 부제 '최근 우리 경제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겨우 이 정도야?"가 아니라 "이렇게 어려운 와중에 상당하네요!"라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가히 제목만 보아도 '신용비어천가'가 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기자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MB를 욕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도 '명박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썼다가 나름 순화해서 썼는데요. 얼마전에 군대 동기와 이야기를 하다가 정치문제가 잠깐 나오게 되었는데, 그 녀석은 현직 공무원인지라 아무래도 정권에 대한 불만은 없는 것 같더군요. MB 집권 1년 반 동안 실시된 정책과 일어난 일들이 맘에 드는게 전혀 없는 저로서는 할 말이 많았지만 참았습니다.
사실 MB의 잘못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그저 맘에 안들고, 경제적 상황이라든가 그런 조건과 맞물려서 더 미워보이는 것일 테지요. 하지만 이번 일에서 잘못된 부분은 우편물의 내용보다 보수언론의 대표격으로 손꼽히는 조선일보가 출간하는 월간지의 내용을 국민들의 혈세를 써가며 배포를 했다는 그 행위자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MB정권의 잘잘못을 떠나 국민지지를 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욕먹을 짓을 골라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해 전부터 불거진 문제이지만 대한민국의 문제중에 하나가 국가마케팅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MB정권은 이 부분을 강조하며, 쌍용자동차 사태에서도 국가마케팅이란 부분을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권력과 대치하며 폭력적인 파업을 하는 현 상황이 국가마케팅의 저해요소라고 말하고 싶은 거겠죠.
하지만 과연 국가마케팅이란 것이 그런 식으로 자리잡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봅시다. 말 못하는 젖먹이가 고래고래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 누구의 잘못일까요? 아기가 왜 우는지 생각도 안하고 다그치기만 하는 것은 부모의 자세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배가 고픈 건지, 잠이 오는 건지, 기저귀가 젖은 건지, 어디가 아픈 건지도 확인하지 않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국민이 젖먹이 아기라는 예시는 지나친 비약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마케팅이란 것은 그 대상이 국가가 되었건, 아니면 상품이나 회사가 되었건 간에 시장과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제품을 더 가치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잘못된 제품을 거부하는 소비자에게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느냐. 좋은 부분도 있으니 사달라.'고 외치는 상황이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상황이란 것이죠.
현 정권의 명칭을 봐도 마케팅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영삼 정권시절에는 문민정부, 김대중 정권은 국민의 정부, 노무현 정권은 참여정부라고 불렸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하지만 현 정권의 타이틀은 뭘까요? MB정부라고 부르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공식명칭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위해 청와대 홈페이지도 방문하고 검색엔진도 사용해보았지만 명확히 보이는 것은 없군요. 제 검색능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상식이 부족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청와대 홈페이지에 표시된 섬기는 정부가 눈에 띄기는 하군요. 하지만 공감하기 너무 어려운 명칭이군요. 아니, 공감이 불가능한 명칭이라 해두는 것이 더 나을 듯 합니다.
국가마케팅의 성공을 위한 요소는 소통과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와 소통하지 못하고,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마케팅 전략은 실패할 수 밖에 없으며,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대통령은 미움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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