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9일 토요일

취사선택

'취사선택'이란 말이 있습니다. 쓸 것은 쓰고 버릴 것은 버린다는 뜻이죠.

 

선택의 순간 앞에서는 언제나 망설이게 됩니다. 어떤 것이 쓸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것이 버릴 것인지 뚜렷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의 순간이란 잘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겠죠. 적어도 저에게는 나름 잘 알고 있는 것에 있어서도 버릴 것을 택하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선택의 연속이 꼬리를 잇고 머리를 맞대어 '삶'이란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도 해봅니다.

 

그 취사선택이라는 것이 버리려고 떨쳐내도 절대 버려지지 않는 것이 있는가하면, 놓치기 싫어서 꽉 붙잡고 집착하는 데도 슬그머니 손아귀를 미끄러져 나가는 그런 것들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걸 좀 갖고 있긴 한가봐요. 분명히 손에서는 놓아버린 것 같은데, 이게 떨어지지도 않아요. 그냥 놓아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마냥 그렇게 쉽기만 한 것도 아니죠.

 

그래서 가만히 생각도 해봤는데 이건 놓고 붙잡고 그런 개념의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순간 짐으로만 남겨질 것 같아요. 그게 어디에 있든, 어떻게 다가오든 그저 그렇게 무덤덤히, 원래 그런듯이...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 건가봐요. 발바닥에 박혀서 한 걸음 걸음마다 그 존재를 인식시키면서 괴롭히는 가시보다는 발에 붙어 따라다니는 그림자가 아무래도 낫겠죠.

 

날 아프게 하지는 않을테니까... 밤에는 없어지는 그림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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