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들어서면 할인 정보 `딩동~`…휴대폰으로 계산까지 `끝`
원문기사 : http://news.hankyung.com/200912/2009121133801.html?ch=news
금융이 휴대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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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신용카드를 이용해 쇼핑을 즐기는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다. 통신업체들과 카드업체들이 잇따라 손을 잡고 휴대폰으로 상품을 결제하며 언제 어디서나 이용내역까지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신용카드 사업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신용카드는 사용자의 위치와 구매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쇼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소비자에게는 스마트한 쇼핑을,카드 · 통신 · 유통 등 기업체에는 고객관계관리(CRM)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정보가 흐르는 카드
모바일 신용카드는 카드 정보를 담은 손톱만한 크기의 얇은 칩을 휴대폰에 연결해 플라스틱 카드 대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2세대 휴대폰에는 신용카드사가 발부하는 별도의 칩을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시작된 3세대 휴대폰에서는 가입자 정보를 관리하는 휴대폰 인증카드(USIM)에 신용카드 정보를 함께 담아 사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해졌다.
통신업체들은 카드사와 손잡는 것을 계기로 새해부터 한층 업그레드된 모바일 카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단순 결제 서비스만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지능형 카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구매이력,위치 정보 등을 분석해 놓았다가 사용자에게 최적의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인 서비스다. 예컨대 옷을 많이 구매해온 사람이 백화점에 들어오면 새로 나온 의류나 할인 정보를 휴대폰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휴대폰으로 위치를 자동 파악해 사용자가 백화점이나 할인점 인근에 오면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개인 자산을 종합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용내역,잔여한도,포인트 적립 등의 신용카드 정보를 한눈에 살펴보며 미니 가계부로 활용할 수 있다. 상품을 결제할 때도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할인 쿠폰이나 멤버십 정보를 이용해 이중,삼중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휴대폰에 넣어 놓았다가 할인이나 포인트 결제가 유리한 카드를 찾아 결제하는 서비스도 나올 예정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플라스틱 카드를 발부하고 관리할 때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간단하게 소프트웨어만 제공하면 카드 발급절차가 끝난다. 휴대폰 이용내역만 분석해도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주로 사고 어디서 구매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 휴대폰을 CRM 인프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일본업체들 해외 시장까지 진출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가 국내서 처음 시작된 것은 2002년이다. SK텔레콤이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칩을 휴대폰에 연결해 상품 결제 때 이용하는 '모네타' 서비스를 시작한 게 출발점이다. KT는 지난해 신한카드와 모바일 카드사를 공동으로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용자 기반은 취약하다. 카드 발급건수는 30만장을 넘어 섰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2만~3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해외에서는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되고 있다. 일본 1위 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는 2006년 모바일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해 9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에도 진출,괌의 면세점,음식점 등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중국 동남아 지역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영국의 통신사업자 O2도 지난 8월 선불카드 방식의 'O2 머니' 서비스를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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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카드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려면 휴대폰을 무선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결제단말기(동글) 보급이 확대돼야 한다. 전국 신용카드 가맹점은 250만곳이 넘지만 동글이 설치된 곳은 6% 수준인 13만5000곳에 불과하다. 휴대폰에 신용카드를 담아놓아도 정작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을 찾기 쉽지 않은 셈이다.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동글을 어떻게 전국에 보급할지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USIM칩에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은행계좌 정보를 담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해야 한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USIM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뱅킹 서비스가 없다. 통신업계와 금융권이 가입자 관리를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다 보니 USIM에 뱅킹정보까지 담을 수 있는 3G 기술이 등장해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는 국내업체들이 앞서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상용화 측면에서는 해외업체들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형국"이라며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주목받는 모바일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권과 통신업계가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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